최근 업무상 재해를 입은 일용근로자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한 달 근로일수는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. 2003년 이후 근로일수 기준(22일)을 21년 만에 이틀 줄인 것인데요. 일용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서는 눈여겨 볼 만한 판례를 아래와 같이 소개해 드립니다.
1.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(월평균 근무 일수)의 20일 초과 인정은 어렵다
(사건번호 : 대법 2020다271650)
■ 사건 개요 및 원심의 판단
피해자는 피고 크레인의 후크에 연결된 안전망에서 작업을 하던 중 안전망이 한쪽으로 뒤집혀 바닥으로 추락하는 이 사건 사고로 좌측 장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되었음. 원고(근로복지공단)는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휴업급여 등을 지급한 후,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 된 크레인의 보험자인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안임.
원심은,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가 22일임을 전제로 피해자의 일실수입 손해를 산정하였음.
■ 대법원 판결
판례 요지 : 근로조건이 산업환경에 따라 해마다 변동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일실수입을 그 1일 노임에 관한 통계사실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경우에는, 그 가동일수에 관하여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포함한 각종 통계자료 등에 나타난 월평균 근로일수와 직종별 근로조건 등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고 그 밖의 적절한 자료들을 보태어 합리적인 사실인정을 하여야 한다(대법원 2003.10.10. 선고 2001다70368 판결 등 참조).
판단 기준 : ① 근로기준법의 개정으로 인한 근로시간의 지속적인 감소, 연간 공휴일의 증가 등 사회적·경제적 구조의 지속적 변화, ②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과거와 달라진 근로여건과 생활여건, ③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최근 10년간 월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은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고,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렵다.
2. 판례의 의의
이 판결을 통해 모든 사건에서 월 가동일수를 20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,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증명한 경우에는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할 수 있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20일 미만의 월 가동일수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.
하지만 그 기준점이 월 가동일수 22일에서 20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, 산재 배상액을 산정할 때 고려하는 일실 수입은 육체노동 가동연한과 월 가동일수에 따라 산정하기 때문에 산재 근로자가 회사를 상대로 청구하는 민사상 손해배상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임.